고소득 전문직 남성같은 고가의 DSLR vs. 지적이고 독특한 예술가 타입 리코 GX200

거의 몇 년만에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설레임이 느껴진다. 음홧!

소위 사진반이지만 (사진동호회라기 보다 여행 동호회라는 말이 더 어울릴 거 같다.ㅋ) 그 흔한 DSLR하나 없이 저사양 똑딱이 니콘 S1으로 연명하고 있다. 주위에 워낙 초호화 장비로 무장한 사람들이 많아서인지 바디와 렌즈를 합한 가격이 웬만한 자동차 한 대 가격이라는 말에도 별로 놀라지 않는다. ( 그들에게는 자동차의 가치보다 카메라의 가치가 더 클터이니..) 아무튼 가격과 스펙에 무뎌진건가? 오히려 좋은 카메라에 대한 욕심은 그닥 없다. 어차피 아주 심도있는 사진만 바라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의 후보정만으로도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.

물론 무지막지 흔들렸던 홍콩에서의 야경, 조금만 어두워도 바로 자동 블러 조정이 되어버리는 초민감한 녀석 때문에 (흔들림의 제왕! 갈대 카메라.--;; La camera e mobile다.. ㅠㅠ 우씨.) 모처럼 멋진 레스토랑에 가도 실내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다. 무슨 해바라기처럼 늘 햇살만 쫓아 다녔던 그간의 일들이 몇 번이고 DSLR에 대한 지름신의 유혹에 넘어가게 했다. 허나 이내 그 무게와 부피를 감당치 못하고 장롱 속에서 먼지만 먹게 될 것이라는 자위적인 최면으로 간신히 참을 수가 있던 것이다. (물론 지를 돈도 없거니와.^^;;)


그런데, 우연히 회사 동료가 워크샵에 가지고 온 블랙의 연미복을 차려입은 말끔한 신사같이 클래식하고 귀여운 바디의 카메라를 보면서 뭔지 모를 '끌림'이 느껴졌다. 
아니다. 말끔한 연미복 보다는 검은색 뿔테 안경에 턱수염도 약간 있고, 셔츠 단추 2-3개 풀고 소매는 반쯤 걷어올린 차림에 사다리 위에 걸터 앉아 큰 석고상에 몰두하는 조각가같은 느낌? 집에 와서도 내내 그 카메라에 대해 찾아보고 있다. 모니터로 봐도 역시 치명적인 유혹을 가진 놈임에 틀림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. ( 예감컨데, 내가 이런 행보를 보이면 결국은 지르고 만다..ㅠㅠ )

나를 설레이게 하는 그 녀석은 바로....
리코!이다. 회사 동료는 리코의 GR Digital을 사용하고 있고, 나는 집에 와서 검색한 결과, GX200에 마음이 더 기울고 있다.

리코라는 브랜드는 처음 들어봤는데, 라이카나 시그마처럼 은근 매니아가 많은 고성능 컴팩트 디카 브랜드이다. 나에게는 복사기로 더 유명한 신도리코.... 일본의 리코 컴퍼니 홈페이지에 가보면 복사기와 카메라가 같이 디스플레이되어 있다. ^^;;

포스트 제목에서도 언급했지만, 마치 DSLR이 의사나 변호사처럼 이른 바 "사짜"직업의 돈 잘 벌고 뭐든지 잘하는 만능 스포츠맨같은 완벽한 이미지라면, 요 리코의 GX200은 돈이나 명예는 없지만 자신만의 스타일과 철학이 있고 날나리 같지만 알고 보면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연애할 때도 순애보 같은 남자 같다고 해야하나? 그런 사람이 어딨어~ 하겠지만 카메라는 그런 카메라가 있는 것 같다. ㅋㅋㅋㅋ -..-  아! 그리고 난 통통 뚱뚱하고 덩치만 큰 DSLR보다는 슬림하고 단단한 바디를 가진 컴팩트 카메라가 좋다. ( 써 놓고 보니 이상형을...쿨럭..내년에도 계속 남친 생기기 힘들겠다.; )

아무튼 리코... 차라리 DSLR을 사는 게 나을까 싶기도 할 정도로 컴팩트 카메라라고 하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, 휴대성 + 성능 + 볼수록 매력적인 디자인....
그리고 가장 중요한 결과물! 사진의 퀄리티가 기대 이상이라는 점. 한 때 라이카에 마음이 동한 적이 있는데 그 때도 역시 라이카만의 색감 때문이었는데, 이번에는 리코만의 광각!... 웁! 뭐 대략 손꼽아봐도 이 녀석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술술 나온다.


엔고 현상 때문에 요 녀석 가격이 급등할까봐 마음이 조급해지기는 하는데...
일단 올해 말에 나에게 1년 잘했다고 상을 주거나, 아니면 내년 초에 1년 동안 열심히 살라고 미리 선물로 주거나 할 것이다. (머야! 어쨌거나 사긴 산다는 말이잖아! ;) 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 주문하고 싶지만..ㅠㅠ 쫌만 참자. 참는 만큼 기쁨도 배가 될 것이니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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